*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암흑동화 - 오츠이치著
주인공은 갑작스런 사고로 기억과 왼쪽 눈을 잃어버린 여고생 나미. 그녀는 더 이상 자신 있고 활발했던 예전의 소녀로 남을 수 없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지독한 소외감에 시달리고, 어머니에게서조차 완전한 타인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그녀는 망가진 외모만이라도 회복하기 위해 이식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새로 얻은 눈은 놀라운 영상을 보여 주기 시작하는데... 그곳에는 푸른 벽돌의 집과 어둠 속에 가라앉은 작고 유령 같은 소녀의 얼굴이 있다. 그리고 조용히 불빛 너머로 비치는 지옥의 모습. 나미는 그 눈이 본 믿지 못할 풍경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알라딘 책 소개
PURE DARK
오츠이치의 소설을 표현할 때에는 이런 표현을 많이 씁니다만, 정말 저만큼 오츠이치의 글 분위기를 잘 표현하는 말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악의도 없는 행동으로 벌어지는 사건. 마치 어린 아이가 호기심으로 지나가는 개미의 허리를 끊어 죽이듯, 하지만 악의가 없기 때문에 어떤 약행보다도 잔인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일들 말입니다. 그걸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한 어조로 풀어나가는 것이 매력인 작가죠.
‘암흑동화’는 제가 다섯 번째로 접하게 되는 오츠이치의 소설입니다. 오츠이치의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오오 역시 오츠이치’라는 소리가 나올 만 한 소설이었고,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제길 역시 오츠이치’라는 소리가 나올 만 한 소설이었습니다(뭐래). 말하자면 그냥 오츠이치스럽다는 소리입니다. 적절한 트릭과 환상성, 고딕 호러의 조합. 다만 시간차 트릭에 또 당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네요. 추리물을 좋아하긴 해도 어쨌든 추리 자체와는 담을 쌓은 저이기에, 또다시 작가와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대번에 알아차리셨겠지만.
만족스러웠던 한 권이었습니다만, 읽으면서 갸웃했던 부분이 나미가 가즈키의 삼촌을 ‘삼촌‘으로 호칭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저씨’를 오역한 게 아닌가 싶은 것이, 생판 남인 사람을 삼촌이라고 부르는 건 내용상 좀 아니다 싶어서...(물론 가즈키의 ‘삼촌’이 맞기는 합니다만-_;;)
그나저나 최근 도서밸리가 GOTH의 판금문제로 시끌벅적하더군요. 그런 분위기의 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분하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확실히 잔인한 면은 있습니다만 판금을 당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졸렬한 저의 눈에는 그저 서브컬처 때리기로 밖에는 안 보이네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은 간행물위원회에서 유해간행물로 지정한 도서들을 회수되기 전에 사다놓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곤 합니다. 이번 조치에 대한 작은 반항이랄까요. 그런데 정작 간행물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유해간행물 목록이 안 보여서 이 리스트를 어떻게 하면 입수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네요.
뭐...반쯤은 농담이고 반쯤은 진담인 헛소리였습니다.



덧글
클라우드 2008/07/28 00:06 # 답글
제길 역시 오츠이치<<
C×C×B 2008/07/28 09:43 #
[바]헛- ∑(-_-
네스 2008/07/29 01:02 # 답글
오오 역시 오츠이치>ㅁ<